파인더 너머로 보이는 사랑스러운 미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말을 정중하게 고르는 진지한 옆 얼굴.
그곳에는 흔들리지 않는 팬들에 대한 곧은 사랑이 있었다.
아시아투어 중, 어제 홍콩에서 갓 돌아온 재중이 나타난 곳은 서울 강남에 있는 스튜디오이다. 그가 좋아하는 편안한 스타일의 의상부터 수트 스타일까지 폭넓게 선택된 의상이 늘어서 있다. "소매가 긴 니트는 지금까지 입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포즈를 취해야 좋을지 고민했어요."라며 걱정 없이 웃는다. 손은 정직하다. 긴 소매 끝으로 가끔 보이는 그의 손은 그 부드러운 미소와는 전혀 다르게 늠름하다. "제 손은 딱 남자 손. 튼튼한 남자의 손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얼굴의 인상과 갭이 있잖아요. 여자는 그 갭을 좋아하나? 그건 잘 모르겠네요."라며 수줍어한다. 그 모습은 2년 전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에 안도감을 느끼며, 변하지 않는 기적에 행복마저 느꼈다.
그런데 정말로 그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채인 걸까?
"입대 전에는 불안과 초조함이 있었어요. 저에게 2년이란 시간은 너무 길고, 사람의 기억으로부터 희미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니까. 그래도 기다려주신 팬분들은 순식간, 짧았다고 말해줘서. 뭐랄까... 역시 이렇게 예전보다 지금이 팬 앞에서 편해질 수 있달까. 예전에는 쓸 데 없는 중압감이 많아서, 무조건 저의 멋진 모습만 보여줘야 한달까,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폼을 잡곤 했는데, 지금은 저의 어떤 모습이라도 편안해진다면, 나라는 존재를 그대로 사랑해주는 걸까, 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어떻게 하면 팬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지 저 나름대로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고, 그걸 의식해서 다음에는 새로운 일을 정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쪽이, 사실은 팬들도 기뻐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군대에 가야 하는 한국 연예인에게 전역 후 첫 일이 되는 작품 선정은 중요하다. 재중도 예외는 아니다.
"회사에서는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는 아시아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어요. 2년 간 만나지 못했으니까, 기다려준 팬들을 직접 만나러 가는 것이 가장 기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단지 그것 뿐이에요. 드라마 촬영보다도, 먼저 팬들을 만나러 가는 게 순서에서 '정답'이라고 생각했어요. 투어를 해보니, 역시 '정답'이었어요!"
녹음을 하고 앨범을 만들거나 배우로서 연기를 하기도 하는 그의 표현 영역은 넓다. 그러나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표현 방식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아티스트로서의 기쁨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 그렇다면 무대에 선 순간, 탑 아티스트에게 보이는 풍경은 어떻게 비칠까.
"무대의 핀조명이 너무 강해서 뒤쪽 관객까지는 잘 안 보이는데요. 뭐라고 해야 할까. 뭔가 그 공연장 맨 뒤에서 무대 쪽으로 오는,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게다가 관객의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네요. 아..뭐라고 할까.. 하지만 관객으로부터 오는 "기합"? 그게 어쨌든 대단해요. 오프닝 때 제가 등장하는 순간, 다른 아티스트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소름이 끼쳐요. 무조건! 꼭 소름이 끼쳐요. 무조건! 처음에 등장하고 모두가 "와-"하는 함성을 질러주셔서 그때의 기분이 너무너무 좋아서 그걸 한 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은, 절대 이 일을 그만두지 않을 거예요.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그 기분을 느낀 적이 없는 사람은 모르는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공연에는 없는, 무언가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다. 그곳에서 느껴지는 재중과 팬의 깊은 정(유대)이란?
"유대감의 깊이라고 하면,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네요. 다른 아티스트나 관계자가 제 공연에 오면, '다른 공연과는 조금 분위기가 다르네요.'라고 반드시 말해요. 그게 무엇인지 저는 모르지만... 왜 다른 걸까요. 다른 공연에는 없는 '뜨거움'이 있네요. 그게 정(유대)이라는 걸까. 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저는 라이브 횟수를 더 늘릴려고 하고 있어요. 단지 연예인과 관객이라는 관계가 아니라서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이야기를 하고 싶어, 소통을 하고 싶어, 라는 느낌이 제 공연에는 있어요. 단지 무대 위에서 보이는 그대로 끝이라면 그것만으로는 팬여러분과 이런 관계는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해요."
돔이나 아레나 같은 큰 공연장보다는 더 작은 공연장에서 지방 공연도 하고 싶다고 한다.
"ZEPP투어 좋네요. 공연장의 크기도 그렇고, 관객과의 거리도 가까워서 좋았어요. 공연 횟수도 늘리고 싶어요!"
이번 아시아투어에서 특히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던 곡 '지켜줄게'를 앵콜곡으로 고른 이유는?
"곡의 메시지가 너무 좋고, 뭐랄까.. 그치만 왠지 안타까운 감정이 되네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팬여러분을 직접 지켜주는 방법은 없잖아요? 제가 팬여러분을 지켰던 단 하나의 방법은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것 뿐. 그러니까 좋은 노래를 부르고, 그 곡을 듣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생기거나 작은 용기가 생기거나, 그런 순간이 꼭 있다고 생각해요. 이 세상의 누구에게라도. 저는 반대로 팬여러분이 없었다면 라이브도 할 수 없고, 들어주는 관객이 없다면 앨범을 낼 필요도 없고. 팬분들이 저를 지켜주고, 저는 팬분들을 지켜주자. 서로를 생각하며, 서로를 위한 메시지를 담은 곡인데 서로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게 대단해요. 모두 노래하면서 울잖아요. 이것밖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의미도 있고, 같은 곳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의미도 있고, 역시 이 곡은 정말 좋아요. 이 곡이 앞으로 라이브에 없다면, 아마도 팬분들께 혼날 거예요(웃음). 앞으로 세트리스트에 무조건 들어갈 곡. 동남아와 중화권, 일본, 한국, 처음 이 곡을 들은 사람도 반드시 좋다고 말해줬어요. 한국에서 아무리 인기가 많았어도 일본인들은 그렇게까지는 좋아하지 않는 곡도 있잖아요? 일본과 한국에서 인기를 얻는 곡은 다른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 곡은 일본인의 감각에도 맞고, 한국에서도 맞고, 모두에게 맞는 유일한 곡이에요. 제 노래 중에서."
러브송으로 만들었던 곡이 지금은 더 큰 의미의 사랑의 노래로 변화하고 있다. 사랑 노래가 세계의 누군가에게라도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재중. 분명 팬으로부터 많은 용기와 희망을 얻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깨닫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느낀다.
"응, 받고 있어요. 저는 받고 있어요. 라이브가 아니면 좀처럼 어려운 건, 라이브 공연은 같은 기분이 되지 않나요. 모두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면 아.. 고맙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조금 죄송하다는 생각 때문에, 모두 이렇게 하나가 되어 같은 형태의... 뭐랄까요. 사랑을 주는데 나는 왜 모두에게 이것밖에 할 수 없나.. 더 열심히 하는데, 왜 이것 뿐일까 생각하게 돼요."
재중이 팬에게 주는 사랑은 앨범의 형식으로도 존재한다. 입대 직전에 녹음한 앨범 "NO.X"가 그것이다.
"락에서부터 팝, R&B와 부르고 싶었던 곡을 골라서, 굳이 컨셉에 얽매이지 않고 단지 곡이 좋으면 선택했어요. 폼 잡지 않은 솔직한 앨범이죠. 레코딩은 어쨌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수면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하고, 어쨌든 마음을 담아.. 2년 간 만날 수 없게 되었다는 마음, 뭔가 하나라도 남겨놓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의가 담긴 앨범입니다."
제대 후에는 반대의 입장이 되어 제31회 골든디스크 어워드 아시안 인기상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팬 투표에 의해서 수상이 결정되는, 바로 팬들로부터의 선물. 서로 사랑을 주고 받는 것. 이렇게 유대가 깊은 관계는 좀처럼 없지 않을까. 촬영과 인터뷰를 한 약 5시간, 팬들이 그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되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왜?뭔가 귀여운 느낌인가.....(웃음). 그래도 왜?"
사람에게 잘난 체하지 않고, 사람을 경계하는 일도 결코 없는 처음부터 같은 거리감 그대로인 것이다. 어디까지나 순수한 재중은 존재 자체가 사랑일 것이다. 눈부실 정도로 사랑인 존재는 얼마나 많은 팬들에게 용기와 희망과 행복을 주고 있는 것일까. 언제까지나 빛나는 사랑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그의 신기한 매력.
"빨리 다시 만나요! 빨리빨리! 빨리 만나요! 올해 또 만나요! 올해!"
팬에게 보낸 이 메시지는 어떤 형태의 사랑으로 변하는 걸까.
번역 - 오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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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per's BAZAAR Japan 2017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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