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김재중

by JJ/편지

20150825 군대에서의 편지

오봄봄 2020. 7. 19. 22:26

안녕하세요. 일병 김재중입니다. 충성!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죠?
생각보다 군대에서 다양한 일을 하다보니 어쩌다 여러분에게 얼굴 비출 수 있는 기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군 안에서의 현실과 군 밖에서의 현실을 헷갈려하기 시작하면서 딱! 하루 힘들었답니다.

그래도 볼 수 있어 감사히 생각했어요.
밤에 한 시간 불침번을 설 때에 항상 여러분을 생각해요.
자다 깨서 새벽에 두 시간씩 경계 근무를 설 때에도 여러분을 생각해요.
덩그러니 앉아 잡초를 뽑을 때에도 생각하고,
병사 식당의 간이 덜 된 밥을 먹을 때에도 생각하고,
취침 전 라이트 하나에 의지하며 일기를 쓸 때도,
몇 백 명의 병사들이 먹고 남긴 음식 쓰레기를 치워야 할 때도
잠이 덜 깨 아침 여섯시 반에 아침 구보를 뛸 때에도 언제나 여러분이 생각나요.
그냥 맨날 보고 싶어요.

보고싶다 생각할 때마다 내 마음은 더욱 힘들지만 차라리 보고싶어하며 힘든 게 더 행복해요.
마음을, 내 감정들을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참 다행이다 생각해요.
여긴 외로움과의 시간 싸움이 제일 고통스럽거든요. 전 외롭지 않으니 행복한 남자입니다. 하하하
여기 와서 멋진 남자가 돼서 나갈 기대를 잔뜩 했는데
어린 병사들과 같이 지내다보니 저도 젊어지는 것만 같아요.
나가면 스물세 살로 살아야지요. 그렇다고 철 없이 살지는 않을게요.
다시 도전하고 다시 일궈나가는 모습으로 말이에요.

참, 저는 지금 육군 행사 때문에 파견을 나왔는데
책상이 없어서 콘프로스트 시리얼 박스 세 개를 쌓아서 쭈그려 앉아 쓰고 있는데
발가락이 너무 저려요. (30초만) 네~ 혈액이 다 순환된 것 같아요.
아.. 정말 진지하게 쓰려 했는데..ㅠㅠ

점심시간 끝났다고 모이라고 방송 나와요.
뛰어가서 일병 김재중 소리치고 올게요.
우리 곧 만날 거니까 또 봐요!

이 편지는 10초 뒤에 폭발합니다(10초 안에 읽어주세요)
사랑합니다! 펑!

- 일병 김재중 -

 

 

 

 

2015.8.25.JYJ 박람회 팬미팅, 재중이 군대에서 보내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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